[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30일 오늘의 시는 "오규원"의 “그 이튿날” 입니다.
그 이튿날
오규원
바람이 불고 간 그 이튿날
뜰에 나간 나는
감나무의 그림자가 한 꺼풀 벗겨진 걸
발견했다.
돌아서는 순간
뜰이 약간 기울어진 걸
발견했다.
뜰 위에는
부러진 아침 어깨뼈의 일부.
부러진 하느님 어깨뼈의 일부.
대문을 열고 출근하는 나의 발에
골목에 찢어져 뒹굴던
산의 외투가 한 자락 걸렸다.
아침을 픽픽 웃는
엊저녁 광대뼈의 표정이 보였다.
[ACRANX 아크랑스]
Satie_ Trois Gymnopédies: No. 3, Lent et 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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