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0일 오늘의 시는 "신철규"의 “흐르는 말” 입니다.
흐르는 말
신철규
흐르는 물이 절벽을 만나면 폭포가 된다
떨어지는 말
낙차가 큰 말
바닥에 부딪쳐 으깨지는 말
생각 좀 하고 말해.
나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을 하고 있었나
생각을 덜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말이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불편한 사람은 생각이 많다
생각이 많아서 불편하다
비밀은 문지를수록 미끈거리고 거품이 나온다
혓바닥 위로 송충이가 기어가는 것 같다
생각 좀 너무 많이 하지마.
눈앞에 있는 사람을 위로할 때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비난하게 된다
없는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
없기 때문에 생각한다
적의 심장에 빠르게 칼을 찔러 넣기 위해 인간은 오른손잡이가 되었을까
우리는 소문으로 들러붙고 비밀로 밀어낸다
우리 두 사람이 알 정도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일
우리는 소문의 끝이고 바닥
바닥에 고인 소문들이 부글부글 끓는다
범람하는 입과 밀봉된 귀 사이가 멀다
[ACRANX 아크랑스]
Camille Saint-Saëns_ Danse Bacchanale
오늘의 시 “지난 발자국” 입니다 (0) | 2023.04.12 |
---|---|
오늘의 시 “삶이라는 도서관” 입니다 (0) | 2023.04.11 |
오늘의 시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입니다 (0) | 2023.04.08 |
오늘의 시 “산 너머 남촌에는"” 입니다 (0) | 2023.04.07 |
오늘의 시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입니다 (0) | 2023.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