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30일 오늘의 시는 "박노해"의 “한해가 다 가기 전에” 입니다.
한해가 다 가기 전에
박노해
한해가 다 가기 전에
나를 위해 정말 나를 위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사라지리
하루쯤 전화도 꺼 버리고
정오까지 늦잠을 푹 자고
따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혼자 맛있는 밥을 천천히 먹고
읽고 싶던 책을 들고 밤을 지새리
한해가 다 가기 전에
고맙고 신세진 사람이야 많지만
먼저 가장 힘들었던 친구에게
장하다고 격려전화를 건네고
제일 원망이 많았던 친구에게
무표정하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행여 내가 상처준 사람들에게
꽃다발이 그려진 엽서를 보내리
한해가 다 가기 전에
나에게도 작은 상을 수여하리
올 한해 정말 애 많이 썼다고
새해에는 더 나답게 살자고
너무 남에게 잘 보이려 하지 말고
너무 인생을 빠르게 써 버리지 말고
더 자주 돌아보고 다지고 나누고
작아서 충만하고 낮아서 해맑아지고
한해가 다 가기 전에
[ACRANX 아크랑스]
Brahms_ Cello Sonata No. 1 in E Minor, Op. 38: I. Allegro non trop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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