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7월20일 오늘의 시는 “이선영”의 “여름밤”입니다.
여름밤
이선영
방바닥을 옮겨다니며 잠 못드는 여름밤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건 바로 섭씨 30도를 넘어가는 너라는 무더위다
창문을 열고
잠옷의 단추 몇개를 끄르고
창문 쪽으로 몸을 가까이하고
맨바닥에 몸을 누이고
찬물로 몸을 씻고
나는 너를 견디려고 밤내 허덕인다
너와 나에겐 한번씩이다
두번 주어지지 않는다
너는 나의 현재이지만
또한 흘러가버린, 죽은 장면이기도 하다
나는 그 속의 너를 싱싱하게 건져올릴 수
없다
없다
없다
한여름밤의 무더위, 그 열병(熱病) 중에서도
너는 내가 처음으로 겪는 무더위다
그러나 나를 놓지도 않고 잡지도 않는
너는 늘 차지 않는 사랑이어서
나에겐 선잠 드는 더운 밤들만 계속된다
[ACRANX 아크랑스]
Willie Nelson_ Summer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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