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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어깨뼈”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1. 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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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14일 오늘의 시는 "한강"의 “어깨뼈” 입니다.


어깨뼈

          한강

사람의 몸에서 가장 정신적인 곳이 어디냐고 
누군가 물은 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어

쓸쓸한 사람은 어깨만 보면 알 수 있잖아 
긴장하면 딱딱하게 굳고 두려우면 움츠러들고 
당당할 때면 활짝 넓어지는 게 어깨지

당신을 만나기 전 목덜미와 어깨 사이가 
쪼개질 듯 저려올 때면 

내 손으로 그 자리를 짚어 주무르면서 
생각하곤 했어

이 손이 햇빛이었으면, 
나직한 오월의 바람 소리였으면

처음으로 당신과 나란히 포도(鋪道)를 걸을 때였지.
길이 갑자기 좁아져서 우리 상반신이 바싹 가까워졌지

기억나?
당신의 마른 어깨와 내 마른 어깨가 부딪힌 순간

외로운 흰 뼈들이 달그랑,
먼 풍경소리를 내는 순간.


[ACRANX 아크랑스]

Johann Strauss_ On the Beautiful Blue Danube

http://www.youtube.com/watch?v=fPC9N7IhV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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