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8월4일 오늘의 시는 “나종영”의 “세족(洗足)”입니다.
세족(洗足)
나종영
이세상 낮고 서늘한곳으로
내려서고싶다
누군가 내발등을 씻어주고
발 끝에 입맞춤 하는 순간 눈썹이 떨 듯
내 마음에 쓸쓸한 바람 불었다
산벚꽃 진 자리에 노랑매미꽃이 피고
어디선가 골짜기 찬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길이 끝나는 어디에쯤 홀연히
날개를 접고 싶었던 좀청실잠자리
물소리 따라 날아가고 있다
가던길 되돌아보면 아름다워 눈물나는
애기똥풀 코딱지꽃 에레지 밑씻게풀
키가낮아 이세상에 상처 한 잎
내밀지 못한 애잔한 들꽃들의 시린 발등을
나 언제 씻어준 적이 있었던가
마른꽃잎 적시고 가는 물소리
눈을 뜨면 눈물나게 아름다운 그대들의 삶마냥
낮은데로 흘러가는 살여울 물가에 남아
오래오래 발목을 적시고 싶다
[ACRANX 아크랑스]
Rachmaninov_ Prélude in G minor, Op.23 No.5 (Olga Scheps)
오늘의 시 “행복” 입니다 (0) | 2018.08.06 |
---|---|
오늘의 시 “구름” 입니다 (0) | 2018.08.05 |
오늘의 시 “湖水(호수)” 입니다. (0) | 2018.08.03 |
오늘의 시 “길” 입니다 (0) | 2018.08.02 |
오늘의 시 “이토록 그리운데” 입니다 (0) | 2018.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