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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새 떼가 날아간 하늘 끝”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2. 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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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20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새 떼가 날아간 하늘 끝” 입니다.


새 떼가 날아간 하늘 끝

                                   나희덕

철새들이 줄을 지어 날아가는 것
길을 잃지 않으려 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 몸 이어서입니다
티끌 속에 섞여 한 계절 펄럭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하여 걷고 있는
저 두 사람
그 말 없음의 거리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새 떼가 날아간 하늘 끝
또는 두 사람이 지나간 자리, 그 온기에 젖어
나는 오늘도 두리번거리다 돌아갑니다

​몸마다 새겨진 어떤 거리와 속도
새들은 지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 혹시 길을 잃었다 해도
한 시절이 그들의 가슴 위로 날아갔다 해도


[ACRANX 아크랑스]

 

Schubert_ String Quartet No.14 in D minor, D.810 II. Andante con moto(Theme)

http://www.youtube.com/watch?v=F6k3LuLc3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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