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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따뜻한 얼음”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2.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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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19일 오늘의 시는 "박남준"의 “따뜻한 얼음” 입니다.


따뜻한 얼음

                    박남준 

옷을 껴입듯 한 겹 또 한 겹
추위가 더할수록 얼음의 두께가 깊어지는 것은
버들치며 송사리 품 안에 숨 쉬는 것들을
따뜻하게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철모르는 돌팔매로부터
겁 많은 물고기들을 두 눈 동그란 것들을
놀라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 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ACRANX 아크랑스]

 

Debussy_ Images, Livre I, CD 105, L. 110: No. 1, Reflets dans l'eau 

http://www.youtube.com/watch?v=PFaF93K0l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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