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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무”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2. 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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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2월29일 오늘의 시는 "김재진"의 “나무” 입니다.


나무 

     김재진

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욱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서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
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
코끝을 감고 도는
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
비 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
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


[ACRANX 아크랑스]

Tchaikovsky_ Serenade for Strings, Op. 48: III. Élégie. Larghetto elegiac.
http://www.youtube.com/watch?v=pjvx5Q9tZ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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