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21일 오늘의 시는 "이상윤"의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입니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이상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

 

[ACRANX 아크랑스]

 

Brahms_ Trio for Clarinet, Cello and Piano in a minor, Op.114
https://youtu.be/mP5vWqmiW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