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17일 오늘의 시는 "문정희"의 “그리움 속으로” 입니다.
그리움 속으로
문정희
저 산맥들은
무슨 커다란 그리움 있어
이렇듯 푸르름을 사방에다 풀어 놓았을까
바람 속에 쑥부쟁이 냄새 나는
그리운 고향에 가서
오늘은 토란잎처럼 싱신한 호미를 들고
진종일 흙을 파고 싶다.
힘줄 서린 두 다리로 땅을 밟으며
착하고 따스한 눈매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겨드랑이에 정직한 땀냄새가 풍겨
수줍음 타는 처녀가 되고 싶다.
그 처녀를 사랑하는
말 못 하는 그대를 만난다면
반가움에 떨며 속으로 조금 울먹이리라
아, 바람이 푸르른 공후를 켜는 날
나는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리고
솔 향내 나는 그리움 속으로 떠나고 싶다
오랜만에 옥양목 저고리 풀먹여 입고
그리운 얼굴들을 만난다면
내 신발은 얼마나 가벼울까
오늘은 빠르고 번쩍이는 것들 죄다 치워 놓고
온갖 슬픔을 접어 두고
푸루른 그리움 속으로 떠나고 싶다
두고 온 고향의 옷깃을 부여잡고 싶다.
[ACRANX 아크랑스]
Elgar_ Pomp and Circumstance Marches, Op. 39: No. 1 in D Major (Arr. for Piano)
http://www.youtube.com/watch?v=4UbBSO_IOkY
오늘의 시 “알 수 없어요” 입니다 (0) | 2023.05.19 |
---|---|
오늘의 시 “호수” 입니다 (0) | 2023.05.18 |
오늘의 시 “이제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 입니다 (0) | 2023.05.16 |
오늘의 시 “작은 노래 2” 입니다 (0) | 2023.05.15 |
오늘의 시는 "한용운"의 “나의 꿈” 입니다 (0) | 2023.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