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중견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 연례만찬에서 정치적 해법을 찾지 못하는 '무거운 현안'인 시퀘스터(Sequester)를 소재삼아 거침없는 정치풍자와 조크로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연단에 올라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시작부터 "조크 담당 연설문 작성자가 무급 휴가를 갔다"며 시퀘스터에 따른 공무원 장기휴가 문제에 빗대어 농담을 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서 아무리 자르려 해도 자를 수 없는 게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이 만찬 시간"이라며 전통적으로 오래 진행되는 그리다이언 클럽 만찬을 시퀘스터와 연결지어 꼬집었다.
전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에 대해 '따끔하게' 한 마디 던졌다.
"힐러리는 따라하기가 참 어려워요.
솔직히 말하면 케리 장관은 바지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것부터 그만둬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국정연설 반론자로 나선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연설 중 급히 물을 들이켠 장면도 패러디했다.
그는 "집권 2기를 맞아 우리나라는 여전히 많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며 갑자기 컵에 물을 따라 한참을 마시고 나서는 "그건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어떻게 물을 마시느냐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현재 70세인 조 바이든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한다는 소문도 농담의 소재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이 여전히 야심찬 정치가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나이가 문제라서 내가 직접 만나서 한마디 해줬다.
"조, 사태를 직시합시다. 교황이 되기에는 너무 젊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