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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정호승"의 “짐”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5. 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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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23일 오늘의 시는 "정호승"의 “짐” 입니다.

 

짐 

   정호승

내 짐 속에는 다른 사람의 짐이 절반이다
다른 사람의 짐을 지고 가지 않으면
결코 내 짐마저 지고 갈 수 없다
길을 떠날 때마다
다른 사람의 짐은 멀리 던져버려도
어느새 다른 사람의 짐이
내가 짊어지고 가는 짐의 절반 이상이다
풀잎이 이슬을 무거워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내 짐이 아침이슬이길 간절히 바랐으나
이슬에도 햇살의 무게가 절반 이상이다
이제 짐을 내려놓고 별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지고 온 짐덩이 속에
내 짐이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비틀거리며 기어이 짊어지고 온
다른 사람의 짐만 남아 있다.

 

[ACRANX 아크랑스]

Haydn_ Symphony No. 6 in D Major, Hob. I:6 "Le Matin"-1. Adagio-Allegro

http://www.youtube.com/watch?v=vYG0A54EJ6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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