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22일 오늘의 시는 "박노해"의 "사랑은 끝이 없다네” 입니다.
사랑은 끝이 없다네
박노해
사랑은 끝이 없다네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대가 내 마음속을 걸어다니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
그대가 내 가슴에 등불로 환하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올라도
푸드득, 한순간에 날아오르겠는가
그 겨울 새벽길에
하얗게 쓰러진 나를 어루만지던
너의 눈물 너의 기도 너의 입맞춤
눈보라 얼음산을 함께 떨며 넘었던
뜨거운 그 숨결이 이렇게도 생생한데
오늘도 길 없는 길로 나를 밀어 가는데
어떻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시린 별로 타오른 우리의 사랑을
이제 너는 잊었다 해도
이제 너는 지워버렸다 해도
내 가슴에 그대로 피어나는
눈부신 그 얼굴 그 눈물의 너까지는
어찌 지금의 네 것이겠는가
그 많은 세월이 흘러서도
가만히 눈감으면
상처난 내 가슴은 금세 따뜻해지고
지친 내 안에선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해맑은 소년의 까치걸음이 날 울리는데
어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사랑은 끝이 없다네
다시 길 떠나는 이 걸음도
절망으로 밀어온 이 희망도
슬픔으로 길어올린 이 투혼도
나이가 들고 눈물이 마르고
다시 내 앞에 죽음이 온다 해도
사랑은 끝이 없다네
나에게 사랑은 한계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패배도 없고
사랑은 늘 처음처럼
사랑은 언제나
시작만 있는 것
사랑은 끝이 없다네
[ACRANX 아크랑스]
Ludovico Einaudi_ Le 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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