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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도종환"의 “산경”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12.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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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24일 오늘의 시는 "도종환"의 “산경” 입니다.

 

산경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ACRANC 아크랑스]

 

Chopin_ Nocturne in D-Flat Major, Op. 27, No. 2

http://www.youtube.com/watch?v=QN0TpOJGG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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