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26일 오늘의 시는 "한승원"의 “시계” 입니다.
시계
한승원
우리 다음 생애에는 시계가 되자
너는 발 빠른 분침으로
나는 발 느린 시침으로
한 시간마다 뜨겁게 만나자
순간을 사랑하는 숨결로 영원을 직조해내는
우리 다음 생애에는 시계가 되자
먼지알 같은 들꽃들의 사랑을 모르고 어찌
하늘과 땅의 뜻을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
우리 그리고
한 천년의 강물이 흘러간 뒤에
열두 점 머리 한가운데서
너와 나 얼싸안고 숨을 멈추어버린
그 시계
다음 생애에는 우리 이 세상 한복판에서 너의
영원을 함께 부둥켜안은 미이라가 되자
박새들의 아프고 슬픈 사랑을 모르고
어찌 하늘과 땅의 뜻을 그 영원에 수놓을 수 있으랴.
[ACRANX 아크랑스]
Mozart_ Piano Sonata No. 1 in C Major, K. 279: II. And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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