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7일 오늘의 시는 "김재진"의 “행복” 입니다.
행복
김재진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는 나무처럼
사람들 속에 섞여 고요할 때
나는 행복하다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로 개울을 건너거나
대지의 맨 살을 발바닥으로 느낄 때
만지고 싶은 것
입에 넣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하나 없이 비어 있을 때
행복하다
가령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어깨에 닿고
한마리 벌이 꽃 위에 앉아있는
그 짧은 세상을 눈여겨 보라
멀리 산 그림자 조금씩 커지고
막 눈을 뜬 앵두꽃 이파리 하나 하나가
눈물 겹도록 아롱거려 올 때
붙잡는 마음 툭 밀어 놓고 떠날 수 있는
그 순간이 나는 행복하다
[ACRANX 아크랑스]
Berlioz_ Symphonie fantastique, Op.14 - III. Scène aux champs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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