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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의곤"의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11.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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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5일 오늘의 시는 "김의곤"의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입니다.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김의곤

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러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뒤로...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

얼마나 무서웠겠니 그 밤
얼마나 원통했겠니 그 순간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을 두고
마지막까지 안간 힘으로 버티며
살갗을 파고 들었을 네 손톱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는구나

304명 생때같은 아이들
하늘의 별로 떠나 보낸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다시 너희들을 허망한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의 안일과 무책임이 부끄러워
이젠 슬픔조차도 변명마저도 차마
드러내 보일 수가 없구나

그 골목에 아무 것도 놓지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그리하여 아이들아 용서하지 마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있는 우리를......    

 

[ACRANX 아크랑스]

 

Esther Abrami_ No.6 In My Dreams

http://www.youtube.com/watch?v=Y2acW_cQw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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