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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우리”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 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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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월3일 오늘의 시는 "오은"의 “우리” 입니다.


우리 

        오은

괄호를 열고
비밀을 적고
괄호를 닫고

비밀은 잠재적으로 봉인되었다

정작 우리는
괄호 밖에 서 있었다

비밀스럽지만 비밀하지는 않은

들키기는 싫지만
인정은 받고 싶은

괄호는 안을 껴안고
괄호는 바깥에 등을 돌리고
어떻게든 맞붙어 원이 되려고 하고

괄호 안에 있는 것들은
숨이 턱턱 막히고

괄호 밖 그림자는
서성이다가
꿈틀대다가
출렁대다가

꾸역꾸역 괄호 안으로 스며들고

우리는 스스로 비밀이 되었지만
서로를 숨겨 주기에는
너무 가까이 있었다

 


[ACRANX 아크랑스]

Bach_ Concerto For Piano & Orchestra No. 5 in F-minor: II Largo

http://www.youtube.com/watch?v=67GARXV3s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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