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오늘의 시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2. 7. 17:12

본문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2월8일 오늘의 시는 "이수익"의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입니다.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이수익 

나는 강물에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강물도 내게 한 마디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본 것은
순간의 시간, 시간이 뿌리고 가는 떨리는 흔적,
흔적이 소멸하는 풍경일 뿐이다 

마침내 내가 죽고, 강물이 저 바닥까지 마르고,
그리고 또 한참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혹시, 우리가 서로에게 하려고 했던 말이 어렴풋이
하나, 둘 떠오를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우리는 서로 잘 모르면서, 그러면서도 서로
잘 아는 척, 헛된 눈빛과 수인사를 주고받으며
그림자처럼 쉽게 스쳐 지나갈 것이다 우리는
아직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ACRANX 아크랑스]

 

Mozart_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 622: II.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uqCaQgtc1oY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