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0월2일 오늘의 시는 "이문재"의 “산책로 밖의 산책” 입니다.
산책로 밖의 산책
이문재
나의 꿈은 산책로 하나
갖는 것이었다
혼자이거나 둘만의 아침일 때에도
언제나 맨 처음의 문으로 열리는
그 숲에선 혼자가 나를 둘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매일 그 시간을 나는 그 길 위에 있을 테고
숲길 저마다의 굽이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었다
저녁의 섬세한 무렵들이 음악과 같이
나의 산책 안에서 한 칸씩 달라질 터
그때 나는 풍경을 그대의
온전함이라고 노래했으니
홀로이거나 둘만의 저녁이라고
믿었던 그 숨 가쁘던 날들은
휘발되어 버리고 돌아보면
은자의 꿈 일찍이
부서지고 말았으니
산책은 산책로 밖으로 나아가려는 불가능인 것
기어이 산책로의 바깥에서
주저앉는 무모인 것을
산책은 산책로 밖에 있어야 했다
[ACRANX 아크랑스]
Brahms_ Violin Sonata No. 3 in D Minor, Op. 108 - II.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qwxf1kpyo7Q
오늘의 시 “수묵의 사랑” 입니다 (0) | 2024.10.04 |
---|---|
오늘의 시 “시간에게” 입니다 (0) | 2024.10.03 |
오늘의 시의 “내 젊음의 초상” 입니다 (0) | 2024.10.01 |
오늘의 시 "천상병"의 “마음 마을” 입니다 (0) | 2024.09.30 |
오늘의 시 “내 눈을 감기세요” 입니다 (0) | 2024.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