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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산책로 밖의 산책”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0. 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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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0월2일 오늘의 시는 "이문재​"의 “산책로 밖의 산책” 입니다.


산책로 밖의 산책

                    이문재

나의 꿈은 산책로 하나
​갖는 것이었다
​혼자이거나 둘만의 아침일 때에도
​언제나 맨 처음의 문으로 열리는
그 숲에선 혼자가 나를 둘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매일 그 시간을 나는 그 길 위에 있을 테고
숲길 저마다의 굽이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었다
​저녁의 섬세한 무렵들이 음악과 같이
나의 산책 안에서 한 칸씩 달라질 터
그때 나는 풍경을 그대의
온전함이라고 노래했으니

홀로이거나 둘만의 저녁이라고
믿었던 그 숨 가쁘던 날들은
휘발되어 버리고 돌아보면
은자의 꿈 일찍이
부서지고 말았으니
산책은 산책로 밖으로 나아가려는 불가능인 것
기어이 산책로의 바깥에서
주저앉는 무모인 것을

산책은 산책로 밖에 있어야 했다


[ACRANX 아크랑스]

 

Brahms_ Violin Sonata No. 3 in D Minor, Op. 108 - II.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qwxf1kpyo7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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