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30일 오늘의 시는 "천상병"의 “마음 마을” 입니다.
마음 마을
천상병
내 마음의 마을을
구천동(九千洞)이라 부른다.
내가 천 씨요 구천(九千) 만큼
복잡다단한 동네다.
비록 동네지만
경상남도보다 더 넓고
서울특별시도 될 만하고
또 아주 조그만 동네밖에 안 될 때도 있다.
뉴욕의 마천루(摩天樓) 같은
고층건물이 있는가 하면
초가지붕도 있고
태고 시대(太古時代)의 동굴도 있다.
이 마을 하늘에는
사시장철 새가 날아다니고
그렇지 않을 때는 흰 구름이 왕창 덮인다.
이 마을 법률은
양심이 있을 뿐이고
재판소 따위로는
양심 법 재판소밖에는 없다.
여러 가지로 지적하려면
만 자(萬字)도 모자란다
복잡하고 복잡한 이 마음 마을이여
[ACRANX 아크랑스]
Schumann_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54: II. Intermezzo. Andantino grazi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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