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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꽃씨”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9. 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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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27일 오늘의 시는 "문병란"의 “꽃씨” 입니다.


꽃씨

     문병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ACRANX 아크랑스]

 

Brahms_ Clarinet Trio in A Minor, Op. 114: II. Adagio

http://www.youtube.com/watch?v=D_uhJdPZA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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