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6월21일 오늘의 시는 "김시천"의 “사는 게 궁금한 날” 입니다.
사는 게 궁금한 날
김시천
술 한 잔 어떠신가.
봄날엔 해묵은 산 벚나무 아래 앉아
술잔에 꽃잎 띄워 쓰다 만 시(詩)벗하여 마시고
여름엔 매미 소리 울창한 숲 속 계곡(溪谷)에
벌거숭이로 들어앉아
벗들 함께 별 하나 나 하나 산 놓으며 마시고
가을엔 저녁 예불 소리 들리는 절 밑 주막(酒幕)에 들러
발 밑여 뒹구는 낙엽따라 진양조로 마시고
겨울엔 눈 쌓인 외딴 마음 타는 장작불같이
눈밭에 엎어져 통곡(痛哭)으로 마시고
사는 게 궁금한 날
술 한 잔 어떠신가.
아니면
그저 차나 한 잔 하시던가.
[ACRANX 아크랑스]
Mendelssohn_ Auf Flügeln des Gesanges, Op. 34,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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