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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목화는 두번꽃이 핀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8. 12.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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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2월12일 오늘의 시는 "박노해"의 “목화는 두번꽃이 핀다” 입니다.  

 

 

목화는 두번꽃이 핀다 

 

                                  박노해
 
꽃은 단 한 번 핀다는데
꽃시절이 험해서
채 피지 못한 꽃들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꽃잎 떨군 자리에
아프게 익어 다시 피는
목화는 한 생에 두 번 꽃이 핀다네
 
봄날 피는 꽃만이 꽃이랴
눈부신 꽃만이 꽃이랴
 
꽃시절 다 바치고 다시 한 번
앙상히 말라가는 온몸으로
남은생을 다 바쳐 피워가는 꽃
패배를 패배시킨 투혼의 꽃
슬프도록 환한 목화꽃이여
 
이 목숨의 꽃 바쳐
세상이 따뜻하다면
그대 마음도 하얀 솜꽃처럼
깨끗하고 포근하다면
나 기꺼이 밭둑에 쓰러지겠네
 
앙상한 뼈마디로 메말라가며
순결한 솜꽃 피워 바치겠네
춥고 가난한 날의
그대 따스하라

 

[ACRANX 아크랑스]

 

Silvard_ Voices in the Wind
http://www.youtube.com/watch?v=pUFrIUr6z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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