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5월3일 오늘의 시는 "최하림"의 “달이 빈방으로” 입니다.
달이 빈방으로
최하림
달이 빈 방으로 넘어와
누추한 생애를 속속들이 비춥니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하나하나 속옷처럼
개켜서 횃대에 겁니다 가는 실밥도
역력히 보입니다 대쪽 같은 임강빈 선생님이
죄 많다고 말씀하시고, 누가 엿들을라.
막 뒤로 숨는 모습도 보입니다 죄 많다고
고백하는 이들의 부끄러운 얼굴이 겨울바람처럼
우우우우 대숲으로 빠져나가는 정경이 보입니다
모든 진상이 너무도 명백합니다
나는 눈을 감을 수도 없습니다
[ACRANX 아크랑스]
Satie_ Trois Gymnopedies: No. 1, Lent et doloreux
http://www.youtube.com/watch?v=TL0xzp4zz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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