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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단풍 숲속을 가며”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8. 11. 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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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11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단풍 숲속을 가며”입니다. 

 

 

단풍 숲속을 가며

 

                             오세영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 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하루 해는
설키만 하다.
 
찬 서리 내려
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
화려하게 천자만홍 터뜨리는데
무어라 말씀하셨나.
어느덧 하얗게 센 반백의
귀머거리,
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
철딱서니.

 

[ACRANX 아크랑스]

 

Bach_ Prelude BWV 998(Tatyana Ryzhkova)
http://www.youtube.com/watch?v=zaF0vu_AM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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