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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나무의 사랑법”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1.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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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30일 오늘의 시는 "김선태"의 “나무의 사랑법” 입니다.


나무의 사랑법 

                        김선태

나무를 보면 날지 못한 것들이 생각난다
날고는 싶은데 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한다
햇빛 쏟아지는 하늘로 날아가고 싶어서
사방팔방으로 열망의 가지를 뻗고
그 가지마다 무수한 날개를 달고 파닥이지만
어쩔 수 없이 뿌리는 땅 속을 향하는 것들
어쩔 수 없이 뿌리를 땅 속에 묻어야 하는 것들
그래서 하늘과 땅 사이엔 나무가 있다
까마득한 그리움의 거리가 있다
직립한 채 하늘 향해 두 손 모으는
간절할 수록 이파리가 무성한 기도가 있다
그리하여 찬바람 부는 늦가을이면
제 메마른 이파리들을 아낌없이 털어
하늘로 날려 보내는 나무의 사랑법이여
닿을 수 없는 아득한 그리움이여


[ACRANX 아크랑스]

 

Schumann_ Bilder aus Osten, Op. 66: VI. Reuig andächtig

http://www.youtube.com/watch?v=Wb1MMEyHF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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