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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1. 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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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월14일 오늘의 시는 "황지우"의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입니다.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 피는 나무이다


[ACRANX 아크랑스]

 

Sibelius_ Andante Festivo

http://www.youtube.com/watch?v=58XZgGEUf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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