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오래 기다린 하루”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0월20일 오늘의 시는 "황동규"의 “오래 기다린 하루” 입니다. 오래 기다린 하루 황동규 오래 참고 견딘 자의 참음이 끝날 때 친구 세상에서 홀린 듯 사라지고 대낮에 불현듯 촛불 켜놓고 싶을 때 나는 듣는다 꽃 피는 소리, 꽃나무들 뜰을 헤매이는 소리를. 남몰래 방황했다. 머리 사발의 물 사라져 창 위에 황홀한 성에를 그리고 그 성에 몇 차례 지워져 짧고 소란한 잠 올 때 나는 방황했다, 떠남도 없이. 오래 기다린 자는 보리라, 오래 기다린 하루를, 헤매이는 나무 줄기에 한없이 헤매이는 작은 벌레를. 그의 등에 과녁처럼 박혀 윤나는 무늬 그 무늬 위에 잠시 떠도는 광망(光芒)을 바흐의 무반주 첼로 사라방드를 제가(祭歌)의 속속들이를 정신이 끌고 다..
오늘의 시(詩)
2023. 10. 20.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