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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정하"의 “봄을 맞는 자세”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3. 2. 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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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2월9일 오늘의 시는 "이정하"의 “봄을 맞는 자세” 입니다.

 

봄을 맞는 자세  

                 이정하 

봄이 와서 꽃 피는 게 아니다
꽃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이다

긴 겨울 찬바람 속
얼었다 녹았다 되풀이하면서도
기어이 새움이 트고 꽃 핀 것은
우물쭈물 눈치만 보고 있던
봄을 데려오기 위함이다

골방에 쳐박혀 울음만 삼키고 있는 자여,
기다린다는 핑계로 문을 잠그지 마라

기별이 없으면 스스로 찾아 나서면 될 일,
멱살을 잡고서라도 끌고 와야 할 누군가가
대문 밖 저 너머에 있다

내가 먼저 꽃 피지 않으면
내가 먼저 문 열고 나서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
끝끝내 추운 겨울이다

 

[ACRANX 아크랑스]

Franck_ Violin Sonata in A major, 1st mov

http://www.youtube.com/watch?v=-EYB1Y1Jf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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