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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유 없이 그런 때가 있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3. 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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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3월22일 오늘의 시는 "최병국"의 “이유 없이 그런 때가 있다” 입니다.


이유 없이 그런 때가 있다 

                              최병국

그냥 그저 그냥
뜻 없이 생각 없이 되도 않는 말로
눕고 싶을 때가 있다
눈을 감고 싶을 때가 있다

아귀가 맞거나 말거나
알 턱이 있거나 말거나
그저 본전이면 좋겠다는
목 없는 세상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잠바를 탈탈 털어도 나오지 않던
뒷주머니에 물래 숨겨둔 비밀 같은 사랑도
내보이면 그저
비닐처럼 환한 거울이 되는
그런 엽전의 양면 또는
다리가 짧아진 통장에 변함 없이  남아 있는
맨 처음의 바늘코 같은 모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얼굴을 디밀고
나요! 말하지 않아도
먹먹한 습기가 바코드의 생생한 온기로 살아나
앞도 뒤도 결국 기억에 없지만
말도 못하는 심장만 남고 남아서

잔고 같은 사람이 이자 없이 그리울 때가 있다


[ACRANX 아크랑스]

 

Chopin_ 24 Preludes, Op. 28: No. 4 in E Minor. Largo

http://www.youtube.com/watch?v=2TwSkxmLx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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