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8월26일 오늘의 시는 “구광본”의 “서른 해”입니다.
서른 해
구광본
처음부터 그대를 알아본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대를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물 빠진 뻘밭에서 갯흙을 일으키며 헤매던
지난 여름 무언가가 기어간 흔적에
한나절 따라가다 가뭇없이 눈 들자
바다 너머 하늘에 가 닿아 있던 온몸으로 간 흔적,
그 한 평생의 궤적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대여, 더 멀리 떠나가세요
아득할수록 깊게 꽃 핍니다
서른 해 이끌고 온 지친 몸 남루한 한낮
그대를 다시 찾아갑니다
한 눈에 알아보았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습니다
한 눈에 사랑하였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습니다
[ACRANX 아크랑스]
Havasi_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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