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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7. 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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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7월30일 오늘의 시는 "고정희"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 입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ACRANX 아크랑스]

 

Dvorák_ Piano Concerto in G Minor, Op. 33, B.63: II. Andante sostenuto

http://www.youtube.com/watch?v=AAm9p2nq1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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