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4일 오늘의 시는 "김승동"의 “봄비, 그의 이름 같은” 입니다.
봄비, 그의 이름 같은
김승동
저렇게
가슴이 부풀은 가지 사이로
촘촘히 내리던 봄비가 있었다
젖은 온돌방 아랫목에서 이불깃을 끌어안고
속으로만 그의 이름을 쓰던...
우산을 쓴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분주함이란 찾아볼 수 없는
단발머리 같은 봄비가
어차피 당도하지 않을 가슴 앓이가
강을 이루고
증류된 생각들이 향기도 없이 빗물에 젖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있었다
며칠 지나면 의례 새싹이 움트고
주책없이 여기저기 철쭉이 몸을 풀던
그 봄
오늘
창밖 가로수 키가 자라
전깃줄에 매인 물방울에 입 맞추며
간간이 나누는 얘기가 봄비일 성싶다
아직도 분주함이 없기는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비 지나도
내겐 언제나 새순이 움트지 않던
말라 버린 가슴에
이제와 뿌려질 그의 이름 같은.
[ACRANX 아크랑스]
Mozart_ Piano Concerto No. 23 in A Major, K. 488: II.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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