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1일 오늘의 시는 "곽재구"의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입니다.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곽재구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 꿈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다
첫 눈 오는 날
당신 전철역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 들고
허공 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킨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ACRANX 아크랑스]
Fauré_ Romance sans paroles, Op. 17,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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