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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바닥”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8. 9. 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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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9월17일 오늘의 시는 “문태준”의 “바닥”입니다. 

 

 

바닥

                                   문태준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인다 
그대를 사랑했으나 다 헛일이 되었다 
나는 홀로 의자에 앉아 
산 밑 뒤뜰에 가랑잎 지는 걸 보고 있다 
우수수 떨어지는 가랑잎 
바람이 있고 나는 눈을 감는다 
떨어지는 가랑잎이
아직 매달린 가랑잎에게
그대가 나에게
몸이 몸을 만질 때
숨결이 숨결을 스칠 때
스쳐서 비로소 생겨나는 소리
그대가 나를 받아주었듯
누군가 받아주어서 생겨나는 소리
가랑잎이 지는데 
땅바닥이 받아주는 굵은 빗소리 같다 
후두둑 후두둑 듣는 빗소리가 
공중에 무수히 생겨난다 
저 소리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다 옛일이 되었다 
가을에는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 

 

[ACRANX 아크랑스] 

 

Harry styles_ sign of the times(piano)
http://www.youtube.com/watch?v=NKDD-doNB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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