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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바다로 가자”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10.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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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0월19일 오늘의 시는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입니다.


바다로 가자

                   김영랑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제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다 가졌노라
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뻐근치야
우리 모두 다 가자꾸나 큰 바다로 가자꾸나

우리는 바다 없이 살았지야 숨 막히고 살았지야
그리하여 쪼여들고 울고불고 하였지야
바다 없는 항구 속에 사로잡힌 몸은
살이 터져나고 뼈 퉁겨나고 넋이 흩어지고
하마터면 아주 거주러져 버릴 것을
오! 바다가 터지도다 큰 바다가 터지도다

쪽배 타면 제주야 가고오고
독목선(獨木船) 왜(倭)섬이사 갔다 왔지
허나 그게 바달러냐
건너뛰는 실개천이라
우리 3년 걸려도 큰 배를 짓잤구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우리 큰 배를 떠나가잤구나
창랑을 헤치고 태풍을 걷어차고
하늘과 맞닿은 저 수평선 뚫으리라
큰 호통하고 떠나가잤구나
바다 없는 항구에 사로잡힌 마음들아
툭 털고 일어서자 바다가 네 집이라

우리들 사슬 벗은 넋이로다 풀어놓은 겨레로다
가슴엔 잔득 별을 안으렴아
손에 잡히는 엄마별 아기별
머리엔 그득 보배를 이고 오렴
발 아래 좍 깔린 산호요 진주라
바다로 가자 우리 큰 바다로 가자


[ACRANX 아크랑스]

 

Schumann_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54: II. Intermezzo. Andantino grazioso

http://www.youtube.com/watch?v=XtJU21unB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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