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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물고기에게 배우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5. 3. 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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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3월10일 오늘의 시는 "맹문재"의 “물고기에게 배우다” 입니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맹문재

개울가에서 아픈 몸 데리고 있다가
무심히 보는 물속
살아온 울타리에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돌덩이에 부딪히는 불상사 한번 없이
제 길을 간다
멈춰 서서 구경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입 벌려 배를 채우기도 하고
유유히 간다
길은 어디에도 없는데
쉬지 않고 길을 내고
낸 길은 또 미련을 두지 않고 지운다
즐기면서 길을 내고 낸 길을 버리는 물고기들에게
나는 배운다
약한 자의 발자국을 믿는다면서
슬픈 그림자를 자꾸 눕히지 않는가
물고기들이 무수히 지나갔지만
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저 무한한 광장에
나는 들어선다


[ACRANX 아크랑스]

 

Mozart_ Divertimento in D Major, K. 251 III. Andatino

http://www.youtube.com/watch?v=t5Q7gwXl8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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