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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동작의 발견”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7. 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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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7월26일 오늘의 시는 "나희덕"의 “동작의 발견” 입니다.


동작의 발견 

              나희덕

물방울들은 얼마나 멀리 가는가
새들은 어떻게 점호도 없이
날아오르는가

그러나 그녀의 발은 알고 있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구멍을 만들며 도는 팽이처럼
결국 돌아오고 또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러나 그녀의 손은 알고 있다
삶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에 가깝다는 것을
가슴에 손을 얹고 몇 시간째 서 있으면
어떤 움직임이 손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동작은 그렇게 발견된다는 것을

동작은 동작을 낳고
동작은 절망을 낳고 춤을 낳고
춤은 허공을 낳고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길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녀는 아는가
돌면서 쓰러지는 팽이의 낙법을
동작의 발견은 그때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ACRANX 아크랑스]

 

Rachmaninoff_ Morceaux de fantaisie, Op. 3: I. Elégie in E-Flat Minor

http://www.youtube.com/watch?v=sTUxrPJfp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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