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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그날이 오면”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4. 8.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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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8월23일 오늘의 시는 "심 훈"의 “그날이 오면” 입니다.


그날이 오면 

              심 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ACRANX 아크랑스]

 

Smetana_ Má Vlast, No. 2. Vltava (River Moldau) 

http://www.youtube.com/watch?v=Kl0-Pdo0vi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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