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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가을에”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3. 11.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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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16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가을에” 입니다.


가을에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ACRANX 아크랑스]

 

Liszt_ Romance 'O pourquoi donc', S 169

http://www.youtube.com/watch?v=xl4sCOsRx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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