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16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가을에” 입니다.
가을에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ACRANX 아크랑스]
Liszt_ Romance 'O pourquoi donc', S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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