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박 미덕
너 오늘 나랑 얘기좀 하자
난 네 속을 모르겠어
촘촘히 가슴에 가시를 채우고
햇빛 한 점 들이지 않는다면
넌 곧 무너지고 말거야
그 가시 썩어 문드러질거니까
그래 맞어
사는게 지랄 같아서 니 속을
게워낸대도 다른 사람들은
눈 한번 깜박 않고 지나칠걸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렇지만
가끔 한번씩은 그 속을 털어서
햇빛 낭창한 앞마당 빨래줄에 널어봐
우글거리던 세균들이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기어나올걸
가슴에 품고 있다고 능사가 아냐
썩은 한쪽은 덜어내야 새 알맹이가
다시 채워진다는 진리를 너는
깨달아야해
넌 니 생살을 찢어도 달달한 우유빛
피를 내미는 다정한 아이잖아
그래 그런 맘으로 살아
누가 사랑하다 죽자고 달려들어도
바람 한켠에 너를 내려 놓으면
그 사랑 먼훗날 니 가슴에서 싹이틀거야
난 믿어
니 가슴에 품고 있는 그것이 가시가 아니라
먼 훗날 한 알 한 알 싹 틔울
꽃씨 라는걸
이 말을 해주고 싶었어
[ACRANX 아크랑스]
R. Kelly _ I Believe I Can 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