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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18. 4. 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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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박 미덕 

너 오늘 나랑 얘기좀 하자 

난 네 속을 모르겠어 
촘촘히 가슴에 가시를 채우고 
햇빛 한 점 들이지 않는다면 
넌 곧 무너지고 말거야 
그 가시 썩어 문드러질거니까 

그래 맞어 
사는게 지랄 같아서 니 속을 
게워낸대도 다른 사람들은 
눈 한번 깜박 않고 지나칠걸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렇지만 
가끔 한번씩은 그 속을 털어서  
햇빛 낭창한 앞마당 빨래줄에 널어봐 
우글거리던 세균들이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기어나올걸 

가슴에 품고 있다고 능사가 아냐 
썩은 한쪽은 덜어내야 새 알맹이가 
다시 채워진다는 진리를 너는 
깨달아야해 

넌 니 생살을 찢어도 달달한 우유빛 
피를 내미는 다정한 아이잖아 
그래 그런 맘으로 살아 
누가 사랑하다 죽자고 달려들어도 
바람 한켠에 너를 내려 놓으면 
그 사랑 먼훗날 니 가슴에서 싹이틀거야 

난 믿어 
니 가슴에 품고 있는 그것이 가시가 아니라 
먼 훗날 한 알 한 알 싹 틔울 
꽃씨 라는걸 

이 말을 해주고 싶었어 



[ACRANX 아크랑스]

R. Kelly _ I Believe I Can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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