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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꿈’ 담은 소중한 한 표로 세상을 바꾸자

사설 칼럼

by hitouch 2017. 5. 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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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있으랴마는 19대 대통령선거야말로 어느 선거보다 각별하고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돼 구속수감된 상태에서 그를 대신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유례없는 선거다. 추운 겨울날 언 손 비벼가며 촛불을 켰던 수많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치러지는 ‘촛불 대선’이다. 시민의 힘으로 불의한 권력을 쫓아낸 ‘시민혁명’의 마지막 매듭을 짓는 절차인 것이다.


‘촛불의 염원’은 아직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 촛불의 바람이 아무리 절실해도 그 자체로는 잘못 박힌 대못 하나 빼내질 못한다. 오로지 투표를 통해 현실 권력으로 전환된 힘만이 부조리한 상황을 바꾸고 촛불이 꿈꾼 세상을 가꿔낼 수 있다. 이제 19대 대선의 날이 밝았다. 마음속에 촛불 한 자루씩 켜 들고 투표장으로 향할 시간이다.


민심의 심판대 맨 앞자리에 올려야 할 항목이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정권의 부패와 무능, 정경유착과 권력 사유화를 빼놓고 이번 대선을 생각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때론 적극적으로 도운 공범이랄 수 있는 자유한국당 역시 심판의 과녁을 피할 수는 없다. ‘친박 세력’은 국정농단을 방조하거나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진실 규명을 방해하거나 은폐하는 데 앞장섰다. 반성하고 자숙하기는커녕 선거를 틈타 더욱 기세를 올리며 활개를 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친박 핵심 인사 7명에 대한 징계를 직권으로 해제한 건, 이번 대선이 결국 국민과 탄핵 반대 세력의 또다른 대결임을 일깨워준다.


이번 대선은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총체적 평가의 성격도 띠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참담한 성적표는 희망을 빼앗긴 청년들, 불안에 빠진 중·장년층, 빈곤에 시달리는 노년층의 모습에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헬조선’이란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뒷받침하는 각종 지표는 차고 넘친다. 민생뿐 아니라 외교·안보도 낙제점이다. 주변 강대국이 우리를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코리아 패싱’은 보수정권 10년이 남긴 불행한 유산이다. 안보·외교에서 드러난 무능을 색깔론으로도 덮을 수 없다는 걸 이번 선거 과정은 똑똑히 보여줬다.


촛불이 요구한 수많은 개혁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힘있게 추진할 ‘혁신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잘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사회 곳곳에 스며 있는 잘못을 바로잡고 낡은 시스템을 고치려는 강한 의지와 실천력은 새 대통령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겸손한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의 국회 의석 분포로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여소야대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무수한 개혁과제를 제대로 실현해내려면 ‘통합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란 더럽고 비루한 것’이라고 쉽게 손가락질하지만 그래도 정치의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워내야 비로소 현실은 바뀔 수가 있다. 냉소하고 팔짱만 낀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투표로 이어지지 않는 분노는 무기력할 뿐이다. 정치를 외면하지 않고 그 한복판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세상을 뒤집고 현실을 바꿔나갈 때다. 촛불의 완성이 바로 우리의 한 표에 달렸음을 모두 기억했으면 한다.


- 한겨레 사설_ 20170508 -



[ACRANX 아크랑스]


Robert Schumann_ Symphony no. 3,“Rhenish

https://www.youtube.com/watch?v=ONl3W_zxx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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