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어깨뼈”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1월14일 오늘의 시는 "한강"의 “어깨뼈” 입니다. 어깨뼈 한강 사람의 몸에서 가장 정신적인 곳이 어디냐고 누군가 물은 적이 있지 그때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어 쓸쓸한 사람은 어깨만 보면 알 수 있잖아 긴장하면 딱딱하게 굳고 두려우면 움츠러들고 당당할 때면 활짝 넓어지는 게 어깨지 당신을 만나기 전 목덜미와 어깨 사이가 쪼개질 듯 저려올 때면 내 손으로 그 자리를 짚어 주무르면서 생각하곤 했어 이 손이 햇빛이었으면, 나직한 오월의 바람 소리였으면 처음으로 당신과 나란히 포도(鋪道)를 걸을 때였지. 길이 갑자기 좁아져서 우리 상반신이 바싹 가까워졌지 기억나? 당신의 마른 어깨와 내 마른 어깨가 부딪힌 순간 외로운 흰 뼈들..
오늘의 시(詩)
2024. 11. 14.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