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걸음이 걸어간다” 입니다
[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1월23일 오늘의 시는 "김기택"의 “걸음이 걸어간다” 입니다. 걸음이 걸어간다 김기택 걸음이 저 혼자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 하나가 걸음 위에 얹혀 있다. 그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에 잠겨 다른 세상에 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걸음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흔들흔들 중심을 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른한 햇살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걸음은 제 등에 누가 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뒷다리로 앞다리를 앞지르고 앞다리로 뒷다리를 끌며 걷고 있다 오래전부터 힘겨운 등짐을 지고 있었다는 듯 그 무게가 등뼈가 되고 살이 되고 핏줄이 되었다가 다리로 내려..
오늘의 시(詩)
2025. 1. 2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