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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오세영"의 “아름다움”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4. 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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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4월13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아름다움” 입니다.

 

아름다움

           오세영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지만
아름다움이 제 수명을 다하기란
실로 어렵다

박물관 진열장
고미술품 코너를 가 보아라.
어떤 조각은 목이 달아났고
어떤 도자기는 몸에 금이 갔고 또 어떤
그림은 색채가 누우렇게 바래버렸다
미각으로 말하자면 아름다움이란
달콤한 꿀,
그것을 빨아먹지 않고
그토록 오래두고 쳐다만 볼 자는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쉽게 깨진다.
美人薄命이란 말이 있지 않던가.
입 안에 털어 넣은,
옷 벗긴 알몸의 사탕 한 개조차도
혀로 찬찬히 녹여 빨아먹지를 못하고
바싹
치아로 깨트려 먹는다

 

[ACRANX 아크랑스]

 

Ravel_ 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http://www.youtube.com/watch?v=rdAPgrJdD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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