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3월11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너의 목소리” 입니다.
너의 목소리
오세영
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맷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이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리 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비 소리.
[ACRANX 아크랑스]
Rachmaninoff_ Suite No. 1 in G Minor, Op. 5: I. Barcaro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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