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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오세영"의 “너의 목소리”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3. 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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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3월11일 오늘의 시는 "오세영"의 “너의 목소리” 입니다.

 

너의 목소리

            오세영

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맷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이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리 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비 소리.

 

[ACRANX 아크랑스]

 

Rachmaninoff_ Suite No. 1 in G Minor, Op. 5: I. Barcarolle 

http://www.youtube.com/watch?v=E2nig4J3j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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