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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김재진"의 “삶이 나를 불렀다” 입니다

오늘의 시(詩)

by hitouch 2022. 8. 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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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ANX 오늘의 시]
"오늘 하루는 선물입니다"
8월31일 오늘의 시는 "김재진"의 “삶이 나를 불렀다” 입니다.

 

삶이 나를 불렀다 

                    김재진

한때는 열심히 사는 것만이 삶인 줄 알았다 
남보다 목소리 높이진 않았지만 결코 
턱없이 손해보며 살려 하지 않던 
그런 것이 삶인 줄 알았다. 
북한산이 막 신록으로 갈아입던 어느 날 
지금까지의 삶이 문득 
목소리 바꿔 나를 불렀다. 

나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고 있는 건가? 

반짝이는 풀잎과 구르는 개울 
하찮게 여겨 왔던 한 마리 무당벌레가 알고 있는 
미세한 자연의 이치도 알지 못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알고 있는 듯 착각하며 
그렇게 부대끼는 것이 삶인 줄만 알았다. 

북한산의 신록이 단풍으로 바뀌기까지 
노적봉의 그 벗겨진 이마가 마침내 
적설에 덮이기까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는 그렇게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아왔다 

 

[ACRANC 아크랑스]

 

Dvorak_ Piano Quintet No.2 in A Major op.81-2.Dumka : Andante con moto

http://www.youtube.com/watch?v=uSVTP8t4x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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